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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이야기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그녀의 이야기

by 가제자 2023. 4. 4.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조수미

 

 

▷ 유년시절

조수미의 꿈은 사실 성악가가 아니었다고 합니다. 사실 조수미의 어머니의 꿈이 성악가였는데 조수미가 태어나기 전부터 성악가를 시켜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때문에 임신했을 때 24시간 동안 클래식으로 태교를 했다고 합니다. 형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고가의 피아노를 구입했고 조수미는 4살 때부터 하루에 8시간씩 피아노를 쳤다고 합니다. 피아노 외에도 피겨스케이팅, 미술학원 등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했는데 피아노 연습 할 때는 방문을 항상 잠가놨기 때문에 답답한 마음에 몰래 가출한 적도 있을 정도로 조수미는 다른 아이들처럼 자유시간이 없다는 것에 불만이 있었다고 합니다. 조수미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선생님들에게 신동소리를 들었는데 조수미를 가르치는 선생님마다 '수경(본명)이는 무슨 일이 있어도 노래를 시켜야 한다'라며 조수민의 어머니에게 당부를 했다고 합니다. 

 

조수미

 

 

▷ 첫사랑

조수미의 첫사랑은 도서관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첫사랑의 공부하는 모습에 첫눈에 반해 다가가기 시작했는데 당시 여자친구가 있던 첫사랑에게 1주일 간의 시간을 주고는 여자친구인지 본인인지 결정해서 알려달라는 당찬 모습을 보여줬고 결국 첫사랑은 조수미를 선택해 사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무렵 서울대학교 성악과를 수석으로 입학했음에도 사랑에 빠져 공부를 소홀히 해 낙제점수를 받아 제적당했고 결국 쫓겨가듯 이탈리아로 유학길에 오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조수미는 그렇게 겨우 로마에 도착했지만 형편이 어려웠기 때문에 파티 같은 곳에 초대를 받으면 준비해 간 휴지에 음식을 싸와한 끼씩 해결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몸에 무리가 와서 길 한복판에 쓰러지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이런 유학생활의 외로움을 달래준 것이 첫사랑이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 유행했던 카세트테이프에 첫사랑이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을 해주었고 조수미는 외로울 때마다 그 사람의 음성을 들으며 힘을 냈다고 합니다. 하지만 3개월 후 국제전화를 통해 갑작스러운 이별통보를 받게 되었는데 첫사랑의 새로운 여자친구는 다름 아닌 조수미의 대학교 단짝이었다고 합니다.

 

그 뒤로는 다시는 남자를 만나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이를 악물고 독하게 성악에 매달려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조수미는 처음에는 첫사랑에게 복수를 하고 싶었지만 그 사람 덕분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고마움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조수미는 10년이 지나 어느 정도 성공한 후에 첫사랑에게 전화를 건 적이 있는데 무대에서도 안 떨리던 본인의 떨리는 모습을 보고는 바로 끊었다고 합니다. 

 

 

▷ 다짐의 일기

유학길에 오른 조수미는 1983년 새벽 3시 로마에 처음 도착했을 때 비 오는 거리를 홀로 걸으며 그간 느끼지 못했던 자유를 처음 느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자유를 느끼며 미래의 다짐에 대한 일기를 썼는데 《첫째, 어떤 고난이 닥쳐도 꿋꿋이 이겨내며 약해지거나 울지 않을 것. 둘째, 절대 약하거나 외로운 모습을 보이지 않으며 늘 도도하고 자신만만할 것. 셋째, 어학과 노래에 온통 치중할 것. 넷째, 항상 깨끗하고 자신에게 만족한 몸가짐과 환경을 지닐 것. 다섯째, 말과 사람들을 조심하고 말과 행동을 분명히 할 것.》라는 일기를 쓰고 현재까지도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

 

조수미

 

 

▷ 산타체칠리아 면접

조수미는 '산타체칠리아 음악원'이라는 명문음악스쿨에 지원했는데 면접장에서 입학시험을 보기 위해 노래를 준비하던 중 교수님이 '혹시 피아노 칠 수 있는 학생이 있는지' 물었고 조수미가 손을 들었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반주자가 결근해 대신 반주를 쳐줄 수 있냐는 것이었고 다른 지원자들의 입학 준비곡들이 조수미도 다 아는 곳들이었기 때문에 60명이나 되는 지원자들의 반주를 모두 쳐주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드디어 조수미의 차례가 됐는데 조수미의 반주를 쳐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불렀다고 합니다. 음악원 입장에선 조수미에게 미안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대단하다고 생각했는지 조수미에게 10점 만점에 10+ 알파의 점수를 줘 합격시켰다고 합니다. 원래 '산타체칠리아 음악원'의 교육 과정이 총 5년인데 조수미는 우수한 성적으로 2년 만에 조기 졸업했다고 합니다.

 

 

▷ 프리마돈나(주연)

조수미의 첫 프리마돈나는 오페라 '리골레토'였다고 합니다. 음악원을 졸업한 이후 부모님께 용돈을 타 쓰는 게 죄송했던 조수미는 상금을 타기 위해 각종 콩쿠르 대회에 나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탈리아 5대 극장 중 하나인 '트리에스테 베르디'극장에서 파격적으로 동양인 최초로 주연을 맡게 되었는데 클래식의 본고장인 곳에서 동양 사람이 그들의 무대에 선다는 것은 자신들과 비슷해서는 안되고 월등이 잘해야만 가능한 것이었는데 오케스트라 연습을 하면 지휘자가 다른 사람들 보는 앞에서 핀잔을 주는 등 조수미는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로 무시당하는 게 힘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런 견제와 불신 속에서 무대에 오른 조수미는 무대에 오르자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모든 걸 쏟아내며 관객들을 감동시켰고 신인으로서 무대에 섰다가 프로가 돼서 무대를 내려왔다고 합니다. 동료들은 자신들이 받았던 꽃다발을 존중의 의미로 조수미에게 줬고 그날이 조수미 인생에서 가장 꽃다발을 많이 받은 날이었다고 합니다.

 

조수미

 

 

▷ 언어 능력자

조수미는 굉장한 언어 능력자라고 합니다. 한국어를 포함해 영어, 프랑스, 독일어, 이탈리아어, 러시아어를 할 줄 아는데 이 중 클래식의 절대다수가 독일어와 이탈리아어로 작사 작곡되기 때문에 특히 이 두 언어는 원어민에 가까울 정도로 익혔다고 합니다. 오페라에는 노래 말고도 대사를 하는 부분이 많은데 이 사람이 어느 나라 사람인지 모를 정도로 대사를 완벽하게 구사해야 하고 외국어로 외국인 관객에게 감정을 전달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조수미 입장에서는 노래보다 대사가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합니다. 독일어를 잘 못하던 시절에는 독일 가곡을 배우려고 마스터 클래스에 들어갔다가 독일어를 못한다고 쫓겨난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 세계 3대 소프라노

조수미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을 맡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밤의 여왕' 역할은 당시 3명의 소프라노만이 그 높은음을 소화할 수 있었고 조수미는 전 세계의 공연장에서 초청을 받으며 공연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해외평론가들은 조수미의 밤의 여왕을 다른 소프라노들에 비해 낮게 평가했는데 그 이유가 자신의 딸에게 원수를 죽이라고 명령하는 무서운 '밤의 여왕'이 너무 꾀꼬리처럼 아름답게 노래를 부른다는 것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밤의 여왕보다 더 어려운 '슈트라우스'의 곡이 있었는데 최고음으로 20분이 넘도록 공연을 해야 하는 최고난의도의 곡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슈트라우스는 본인이 작곡을 하고도 인간이 이 곡을 부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악보의 일부를 부를 수 있게 수정했는데 수정본마저도 완벽하게 부를 수 있는 성악가가 많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조수미는 수정본이 아닌 원본으로 부르는 기록을 남겼고 중간정도만 해도 혹평을 일삼는 해외평론가들조차도 조수미의 감탄을 넘어 경악스러운 실력에 놀라 '비평을 넘어선 존재'라고 언급하며 조수미는 세계적인 소프라노로 발돋움하기 시작했습니다. 

 

조수미

 

 

▷ 폰 카라얀

조수미는 '폰 카라얀'과 깊은 우정의 관계라고 합니다. 폰 카라얀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음악가로 20세기 최고의 마에스트로로 불리는데 카라얀이 지켜보는 첫 오디션날 무대에서 노래를 하는데 캄캄한 관중석 어딘가에서 카라얀이 지켜본다는 생각에 웬만해선 무대에서 긴장을 하지 않는 조수미도 굉장히 떨렸다고 합니다. 노래를 다하고 무대를 내려가자 카라얀이 조수미를 불렀는데 평소 '당신의 사진을 보며 매일 인사했다'는 조수미의 말에 분위기가 훈훈하게 바뀌었고 당시 최고의 테너였던 '플라시도 도밍고'와 가면무도회를 준비 중이던 카라얀은 조수미에게 중요 배역을 제의하며 인연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카라얀은 조수미에게 아끼던 스웨터를 건네줄 만큼 손녀딸처럼 대했고 타지에서 힘들어하며 마음속 고민을 털어놓을 친구 한 명 없던 조수미와 음악적으로 서로 공유하며 우정을 쌓아나갔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조수미의 연습을 지켜보던 카라얀은 갑자기 숨을 쉬는 게 불편하다며 트레이닝복 지퍼를 올렸다 내렸다 했는데 조수미는 그 모습을 보고 집에 빨리 가서 쉬는 게 좋겠다고 했지만 완벽한 성격의 카라얀은 조수미의 연습을 끝까지 보고 집으로 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음 날 TV를 켜니 카라얀이 죽었다는 뉴스가 흘러나와 굉장히 허망했다고 합니다.

 

조수미는 카라얀이 없는 이곳은 자신에게 의미가 없다며 카라얀과 함께 연습 중이던 가면무도회를 다른 가수들과 함께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세계적인 마에스트로 '게오르게 솔티'가 카라얀의 빈자리를 이어받았고 게오르게 솔티는 가수들을 불러 모아 '카라얀이 죽었지만 그가 원하는 것은 우리가 오페라를 끝까지 완성하는 것일 겁니다.'라며 가면무도회를 이어가기를 원했고 결국 성황리에 공연을 마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폰 카라얀

 

 

▷ 아버지 임종 날 공연

조수미의 아버지는 2006년 갑자기 돌아가시게 되었는데 하필 그날은 파리에서 데뷔 20주년 공연을 하고 있던 날이었습니다. 공연에 온 관중들은 당연히 조수미가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 모르는 상태였고 눈물을 참으며 노래를 부르던 조수미는 앙코르가 오자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는데 '저희 아버지를 위해 기도드리고 싶습니다.' '오늘 제 아버지가 제 곁을 떠나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하늘에서 저와 여러분들이 함께 있음을 굉장히 기뻐하실 거라고 믿습니다.' '오늘 밤 저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한 번도 아버지를 잊은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공연을 아버지에게 헌정하고 싶습니다.'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를 불러드리고 싶습니다, '라고 말하며 단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프로다운 모습을 보였고 그런 모습에 감동한 청중들은 기립박수를 쳐주며 조수미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조수미

 

 

▷ 축구광

조수미는 축구를 굉장히 좋아한다고 합니다. 로마에서 살았던 덕에 로마의 왕자라고 불리던 '프란체스코 토티'의 열혈 팬이었고 유로 2012 이탈리아와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이탈리아의 팬임을 밝혔는데 이탈리아의 공격수 발로텔리가 경기에서 부진하자 자신의 SNS에 '프란델리(감독), 내가 당신이라면 발로텔리를 빼고 디 나탈레를 후반에 넣겠어'라는 글을 올리자 우연히도 프란델리 감독은 그 경기에서 정말로 디 나탈레를 교체투입했고 디 나탈레는 동점골을 놓으며 '21세기 최고의 승부'라 불리던 경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조수미가 축구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과거 이탈리아에서 유학을 하던 시절 이탈리아의 항구도시팀인 나폴리에 세계적인 공격수 마라도나가 이적했는데 그때 학교에 가서 축구를 모르면 친구들과 대화가 통하지 않을 정도였기 때문에 축구를 사랑하는 이탈리아인들과 친해지기 위해 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프랑스 월드컵 당시엔 경기를 보다가 공연에 지각할 뻔한 적도 있었고 러시아 월드컵 때는 우리나라가 디펜딩챔피언 독일을 격파하자 조수미는 아침에 일어나 그 소식을 듣고 자신이 불렀던 2002 한일월드컵 타이틀곡인 '챔피언' 노래를 천장이 울리도록 볼륨을 크게 높여 재생시켰다고 합니다.

 

조수미

 

조수미는 자신의 인생에 대해 말한 적이 있는데 '인생은 참 희한하다. 대학교 1학년 때 심하게 아픈 연애를 하고 공부를 전혀 안 해서 쫓겨가듯 유학을 갔다. 만약에 사랑에 빠지는 대신에 공부를 했다면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평범하게 살았을 것이다. 유학 초기엔 너무 어렵고 외로웠지만 그 시절이 나를 강하고 단단하게 만들었다. 아픔을 모르는 사람은 절대 좋은 음악을 할 수 없다. 요즘 젊은 음악가들에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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